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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을 품은 애리조나여행자 곽지산
곽지산 | 승인2015.09.11 11:02

미국의 작은 샘 애리조나

유타 주(State of Utah) 캐납(kanab)에서 약 120km를 내려와 애리조나 주(State of Arizona) 페이지(page)에 들어선다. 애리조나는 미국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으로 유타 주, 북동쪽으로는 콜로라 도주, 동쪽으로 뉴멕시코주, 서쪽으로 네비다주 · 캘리포니아주에 접하며 남쪽은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많은 인디언이 살고 있었지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래 에스파냐 인들이 들어오고 이어서 미국인도 합세하여 각지의 식민지가 형성되었다. 그 후 미국-멕시코전쟁(1846~1848)으로 미국은 북부지역을 멕시코로부터 할양 받고 다시 1853년 남부 지역을 멕시코로부터 1,000만 달러에 구입해 1912년 미국의 48번째 주가 되었다.

애리조나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쯤 가봤으면 하는 도시이다. 외국은 이제 여행이 아닌 어학연수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깊게 자리 잡힌 오늘날, 난 그런 이들을 위해 미국의 작은 샘 애리조나에(‘애리조나’는 인디언어로 ‘작은 샘’ 이라는 뜻이다.) 대해 소개 해주고 싶다.

 

미 서부 3대 캐년 중심의 마을, 페이지 그리고 호스슈 밴드

페이지(page)는 미 서부 3대 캐년(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의 중심에 있는 마을이다. 우리는 페이지에서 쉬면서 근처에 갈만한 곳을 찾아 보다가 발견한 호스슈 밴드(Horseshoe Bend)로 이동하기로 했다.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 유구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호스슈 밴드, 말 발굽에 있는 모양으로 지형이 만들어져서 그 이름이 붙어졌다. 신비한 자연 아래 인공적인 요소를 만드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을까? 절벽 아래로는 사람을 보호하는 가드레일 조차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말발굽 모양을 한 번에 담기 위해서는 절벽에 걸터앉을 수 있는 남자다운 용기가 필요했다. 참고로 호스슈 밴드를 끼고 도는 콜로라도 강물의 양은 항상 일정하다. 바로 위 상류에 있는 그랜드 캐년 댐(Glen Canyon Dam)에서 그 수위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콜로라도 강은 계속 흘러 그랜드 캐년까지 흐른다.

말발굽 절벽 위 아름답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노부부를 보았다. 몇 발자국만 가면 떨어지는 절벽 그 위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나누는 사랑은 어떤 느낌인지 문득 궁금해 졌다. 절벽에서 느끼는 공포감과 아찔함도 사랑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못쓰지 않을까 하며 조심스럽게 내 사진첩에 담아보았다. 나도 호스슈 밴드 절벽에 걸 터 앉아 한 동안 명상에 빠졌다. 앞으로 있을 여행길에 있어 아무쪼록 나와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긴 시간이 되길. 삶과 사람, 당신에게 있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랜드 캐년으로 향하는 길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를 지나 그랜드 캐년을 가던 중 ‘포레스트 검프’ 에서 톰 행크스가 멈췄던 곳과 비슷한 쭉 뻗은 도로를 발견했다. 미친 듯이 뻗은 도로에 우리는 여전히 멍 하니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곤 미국은 왜 이렇게 멋진 곳이 않은지 생각했다.

그랜드 캐년을 라이딩으로 가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가는 방향마다 역풍이 불었고 멀리서부터 대형 모래폭풍이 우리에게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모래폭풍을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냥 조용히 자전거를 세워두고 마스크로 입을 가린 뒤 그저 기다렸다. 자연 앞에서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모래폭풍이 지나가고 우리는 다시 출발 해 그랜드 캐년을 가는 많은 사람들이 잠시 거쳐가는 장소인 카메론(Cameron)에서 허기를 채우고 하루를 보냈다. 짐을 챙기고 다시 그랜드 캐년으로 출발하는 길 오늘도 어제처럼 역풍이 불었고 설상가상으로 오르막이 엄청 높았다. 그렇게 우리는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라 자전거가 우리를 타고 데저트 뷰(Desert View)라는 곳까지 한 없이 올라갔다.

라이딩 도중 많은 여행을 하고 있는 랜디(J Rnady Houk)를 만났다. 그는 멕시코를 통해서 현재 그랜드 캐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랜디에게 멕시코에 대한 정보를 몇 가지 전해 듣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서로의 안녕을 바래줬다.

 

그랜드 캐년을 품은 애리조나

데저트 뷰는 그랜드 캐년의 이스트 림(East Rim)에 위치한 멋진 포인트 중 하나이다. 라스베가스와 함께 5년만에 다시 와보는 그랜드 캐년이다. 그랜드 캐년은 바라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아저씨께서 갑자기 사진을 찍으신다. 아저씨의 이름은 론(Lone)으로 동양인인 우리가 신기하다고 하신다.

데저트 뷰를 떠나 그랜드 캐년 빌리지(Grand Canyon Village)로 향하는 우리는 신이 났다. 오르막도 없었고 무엇보다 바람이 순풍이었다. 지난 이틀 동안 역풍에 너무 고생을 해서 오늘 자전거를 타는 게 바람을 타고 달리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멈췄던 포인트는 모란 포인트(Moran Point) 아까 보다 좀 더 깊어진 느낌이 들면서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가다 보니 왼쪽에 있는 지형들이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랜드 캐년을 잠깜 간략하게 설명을 하면 협곡의 길이는 무려 445km가 된다. 내가 일산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탄 거리가 550km 정도 되니 한국의 크기와 비슷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몇 천년동안 만들어진 경관이 아니라 무려 수억 년도 넘는 세월 동안 물과 공기가 쉬지 않고 변화하여 유타 주와 애리조나 주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것이다. 또한 인디언들의 숭고한 성지이자 자치구역으로 오늘도 그들만의 성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크게 사우스림과 노스림으로 나뉘는데 노스림은 사우스림에서 350km이상 떨어져 있고 사우스림에 비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으며, 관람할 수 있는 포인트가 적게 펼쳐져 있다. 위치적으로 사우스림에 비해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랜드 캐년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 90%가 사우스림을 방문한다.

그랜드 캐년에는 여러 종류의 셔틀이 있는데 무료로 운행을 하고 있다. 셔틀을 타고 마켓, 캠핑장, 여러 뷰 포인트 들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우리가 먼저 방문한 곳은 마더 포인트(Mather Point). 장엄하고 웅장한 그랜드 캐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장소 중 하나이다. 게다가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South Rim) 방문자 센터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에 있어서도 가장 용이한 장소이다. 세계의 자연경관 중에서도 손이 꼽히는 장소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매해 방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훼손 없이 관리되고 있어 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지 상상이 안 간다.

그랜드 캐년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절벽의 끝에서 사진을 담을 수도 있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감상할 수도 있다. 미국에 있으면서 여행하는 노부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들이 얼마나 멋져 보이는 지 모른다.

마더 포인트 감상을 끝내고 우리는 야바파이 포인트(Yavapai Point)로 이동하기로 했다. 야바파이 포인트는 마더 포인트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고 역시나 셔틀을 타고 이동하면 된다. 마더 포인트가 최고의 경관을 보여주는 장소라면, 야바파이 포인트는 스페인 탐험대가 그랜드 캐년을 최초로 발견한 장소이다. 그래봤자 사진으로 담는 그랜드 캐년의 모습은 마더 포인트나 야바파이 포인트나 비슷하다. 엄청난 대자연은 카메라로 담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눈으로 담을 수 밖에. 림 트레일(Rim Trail)에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트레일도 있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에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가 3가지가 있다. 바로 Bright Angel Trail, South Kaibab Trail. Hermit Trail 이다. 그 중 우리가 선택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코스는 총4가지로 나뉘는데 우리는 저질 체력이기 때문에 제일 간단한 코스를 선택했다. 일반적인 트레킹들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라면, 그랜드 캐년의 트레킹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그래서 내려갈 때는 신나게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힘들기는 매 한가지, 힘들어도 멋진 풍경이 있는데 어찌 감히 나아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마더 포인트에서 바라보는 풍경보다 트레킹을 하면서 보는 풍경들이 더욱 멋지고 벅차다. 등산이나 트레킹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쉬어가기 이다.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어가기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자아성찰의 시간이 된다.

힘들게 다시 올라가는데 발견한 파란 빛을 내는 새, 새의 이름은 Steller’s Jay 자연이 아름답다 보니 동물들도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트레킹을 마치고 별이 쏟아지는 그랜드 캐년의 밤 별의 수 만큼 우리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곽지산  tivw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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