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스페셜에디션 칼럼
손진호 교수의 이 달의 와인샤푸티에, 시제란느 & 베카스
손진호 교수 | 승인2016.09.29 21:46

 

 

 

가을비와 함께  '여름 폭염'이 물러가고 옷자락을 여미게 하는 서늘한 기운이 스며들고 있다. 점점 어둠은 빨리 다가오고 가로수들은 울긋불긋한 것이 진정한 가을이 찾아왔다. 와인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여름의 더위가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찾게 하였다면, 가을의 서늘함은 레드 와인에 손이 가게 한다. 그러나 겨울은 아직 멀리 있고 강하고 진한 레드 와인보다는 섬세한 복합미에 '수확의 계절'의 의미를 담은 와인이라면 더욱 제격 이리라.

가을에는 프랑스 와인이 진리라고 믿는데 이는 가을의 낭만과 정서를 담아 낼 섬세한 와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남부 론 밸리의 북부 지역 와인이 가을의 정서에 딱 맞는다. 이 지역은 와인의 원조 로마인들이 프랑스를 정복하기 시작할 1세기 무렵부터 명당 자리로 포도밭을 조성한 곳이다. 그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포도 품종은 시라(Syrah) 이다. 시라 와인의 붉은 보랏빛 색상은 가을의 단풍을 닮았고 시라 와인의 스파이시한 향신료 풍미는 촉촉한 가을의 숲 속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프랑스 최대의 유기농 와인 생산자, 엠 샤푸티에 (M. Chapoutier)

프랑스 북부 론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여러 농장중에서 샤푸티에(Chapoutier)는 단연 톱 클래스 생산자이다.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농장은 섬세하고 세련된 고급 와인들에서부터 가볍고 부드러운 대중 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와인을 생산함으로써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마을의 와인을 양적으로도 많이 생산하는데, 이처럼 모두 맛있고 향그러운 와인을 생산하기는 쉽지 않으니 이는 1990년부터 이 농장을 이끌고 있는 미셸 샤푸티에의 철학과 노력 덕분이다. 그는 일찍부터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재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최근에는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태영농법(Biodynamic)을 도입, 15종의 바이오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규모로는 프랑스 최대의 유기농 와인 회사이다. 제초제, 살충제,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토양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자연 포도로 와인을 생산한다. 때문에 그의 와인들을 마시면 '자연을 담은 자연스러움' 이 느껴진다.

 

 샤푸티에 에르미타쥬 시제란느(Sizeranne)

에르마타쥬(Hermitage)는 론 강가의 마을 이름이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론 강이 동쪽으로 한번 굽이치는 구역에 위치해 있어서 이 마을의 뒷산은 자연스럽게 남향의 언덕이 조성되었다. 하루 종일 햇볕을 받은 포도는 풍성한 과일향과 잘 익은 타닌을 갖추게 된다. 자연이 준 천혜의 포도밭이다. 가장 전형적인 시라의 깊은 풍미인 제비꽃향과 제라늄 그리고 화산토 토질이 마련해 준 미네랄 뉘앙스가 깔끔하게 뒷 마무리를 해 주는 세계적 수준의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특히 샤푸티에의 '시제란느(Sizeranne)' 는 중세 때 이 지역을 통치했던 가문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는데 그 가문의 위용과 관용의 정신이 모두 담긴 듯한 훌륭한 와인이다. 까시스, 산딸기와 같은 붉은 과일 향이 풍성하게 피어 오르며, 정향과 같은 스파이시한 아로마가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농축된 와인의 힘과 세련된 타닌감이 멋진 균형감을 보여 준다. 더불어 산뜻하고 우아한 산도가 긴 여운을 갖는 와인이다. 스모키 향을 풍기는 잘 구운 채끝 등심과 마셔 보자.

 

 샤푸티에 꼬뜨-로티 베카스(Becasses)

꼬뜨 로티(Cote-Rotie)는 북부 론 지역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와인 마을이다. 이 마을 포도밭은 경사도 45도 정도의 매우 가파른 언덕배기에 조성 되어 있어 비가 오면 흙이 떠내려 갈 위험에 축대를 쌓아 계단처럼 만들어 포도나무를 심어 놓았다. 양을 많이 생산할 수 도 없고 밭일을 하기 힘들고 위험하지만 뜨거운 태양이 축대의 돌을 데워 밤에도 열을 내뿜기에 포도는 잘 익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동네의 와인은 열정적이며 화려한 면모를 한껏 자랑하고 있다.

보랏빛이 감도는 짙은 적색에, 딸기와 자두, 올리브와 로즈마리 등 갖은 지중해 허브의 풍미가 감돈다. 입안에서는 풍부하고 깊은 맛, 은은한 나무 향과 함께 스파이시한 맛, 커피의 여운이 남는다. 꼬뜨 로티는 론 강 유역에서 가장 오래 된 포도 산지 중 하나이며 로마 시대부터 이미 고급 와인 생산 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가격 : Hermitage, Sizeranne 18만원대 / Cote-Rotie, Becasses 15만원대구입정보 : 와인나라 (02-598-4811, 02-2632-0727

 

 필자 소개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17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sonwine@daum.net

 


손진호 교수  sonwine@daum.net
<저작권자 © newsmkore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진호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3길 48, 1009호 (구로동, 대륭포스트타워7차)  |  대표전화 : 1544-0260  |  팩스 : 02-4603-0179
등록번호 : 서울 아 03723  |  발행인·편집인 : 김범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범준
Copyright © 2017 newsmkorea.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