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인터뷰 특집
2016 폭염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
김호정 기자 | 승인2016.09.04 22:26

정말 더운 여름이었다. 이렇게 더울 수 있는가? 덥다덥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초보적인 체험을 생생히 할 수 있었다. 2016년 폭염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폭염의 원인 북태평양고기압 세력 유지때문 
이와 같은 폭염의 원인에 대해 기상청은 일본 동쪽 해상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남북으로 강하게 발달하면서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되고 있음을 꼽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평년보다 3~5도 높은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고 있고 한반도가 안정한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구름 발달이 억제되어 강한 일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 언급했다. 특히 정체된 기압계 흐름 속에 가열된 지상 부근의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장기간 머물고 있어 상층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하지 못하고 북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무더운 날씨가 장기간 지속되었고 또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유지되면서 위와 같은 기압계 경향으로 폭염이 무려 29일씩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 것이다.

폭염 때문에…
올 여름 폭염은 테러와 같이 잔인한 흔적을 남겼는데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온열질환 사망자 수이다. 사망자는 모두 17명으로 건강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의 경우 폭염이 극한 상황으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열질환은 소위 더위로 인한 일사병 혹은 열사병을 말한다. 17명은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인명 피해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 사망자는 2012년 15명, 2013년 14명, 2014년 1명, 2015년 11명이었다. 온열질환 환자 수도 2000명이 넘었다. 폭염특보 발표 직후인 5월 2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총 2029명이었다. 한낮에 폭염특보를 문자로 받을 정도로 올 여름 더위는 살인적이었다.

폭염이 낳은 또 다른 위험은 콜레라였다. 학교 식중독이 작년보다 34% 급증하는 가운데 남해안으로 여행을 다녀온 50대 남성이 상한 해산물을 먹고 콜레라에 걸렸다. 콜레라균은 일반적으로 상하수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유행하는 후진국형 수인성(水因性) 감염병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지하수를 마시면 감염되거나 주로 날것이나 설익은 해산물을 통해 전파된다. 콜레라균은 염분을 좋아해 바닷물에 서식하다 어패류를 통해 사람에게 옮기기도 한다. 또한 바닷물의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예년의 남해안 바닷물 온도는 22~24도인 반면 올해는 28~30도를 기록했다. 

이런 더위에 많은 국민들은 냉방기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폭염이 끝날 것이라는 양치기 거짓말 같은 기상청의 오보가 계속될 무렵 정부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발표했다. 견디지 못할 정도의 폭염에 전기료 누진제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전력단계에 따라 전기세가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누진제에 의한 국내 주택용 전기의 최저 1단계와 최고 6단게의 요금 비율은 무려 11.7배의 차이가 난다. 이런 살인적인 누진율 덕에 200kWh의 두 배인 400kWh의 전기를 쓰면 요금은 22,240원에서 78,850원으로 200kWh 사용 요금보다 3.5배 이상 오르게 되고 600kWh를 사용하면 200kWh 사용 요금의 10배에 가까운 요금 폭탄(217,350원)이 부과되는 것이다. 누진제를 가정에만 적용하는 것은 1974년부터로 부족한 전기를 산업용 전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에 적용된 것이 현재까지 지속된 것이다. 국민들의 거센 반발로 다양한 전기세 선택제를 내놓겠다거나 누진제를 수정하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찬바람이 불면 어떻게 될지도 의문이다.

그와 달리 가전업계는 올해 최대 호황을 맞았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2013년의 200만대보다 10% 증가한 220만대를 전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8월이면 선풍기든 에어컨이든 판매량이 줄어드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업체가 생산라인을 풀 가동했다고 전했다. 또한 먹는 얼음 도・소매업은 올 여름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업계 관련자는 다른 해보다 얼음이 많이 부족했다며 얼음 생산 공장 또한 24시간 완전 가동을 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지 못했다고 한다. ‘얼음 대란’에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것은 편의점, 카페 등 영세업체다. 동네 편의점에서는 아이스음료를 만들 때 사용하는 얼음 컵 재고가 없어 음료를 팔지 못했고 카페와 식당도 시원한 음료 및 음식을 만들 수 없어 애를 태웠다. 가마솥 더위에 얼음을 사고자 하는 곳이 많아지자 아예 ‘얼음 배급제’까지 시행했다. 얼음공장 생산 담당자는 주문량 대비 생산량이 부족해 주문량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과 함께 유통업체에서 선점하기 전에 일반 슈퍼까지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토로했다.

기후변화 대응 진지하게 생각할 때
올 여름 잔인한 더위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더위는 소위 화석연료에 의존한 결과라 한다. 화석연료가 만들어 내는 온실가스는 지구의 온도를 점점 상승하게된 원인이 됐다. 온실가스 발생의 원인이 되는 에너지, 수송, 산업, 농업, 산림, 건축, 폐기물 등 즉 우리의 삶은 이제 우리 스스로 욕망을 줄이고 생존을 위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올 여름 폭염은 하나의 작은 예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인류가 지금과 같이 화석연료에 의존한 대량 소비형 사회를 지속한다면 금세기 말(2090~2099) 지구 평균기온은 최고 6.4℃, 해수면은 59센티미터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금, 부과금, 재정 인센티브, 연구개발과 같은 정책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완화 대책만으로는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의 ‘관성’을 막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80퍼센트 줄이거나 아예 방출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가 대기권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적응’ 대책을 함께 세울 것을 권한다. 적응이란 새로운 기상현상에 맞춰 사회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해안가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작황의 변화에 대비해 변화된 기후에 적합한 농작물의 종자를 확보하고 경작 방법을 바꾸는 것, 강력한 태풍에 대비해 대피 시스템을 갖추고 하수도를 정비하는 것 등이 모두 기후변화 적응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올해처럼 더운 여름이 자주 나타나겠지만 온실가스 방지를 위해 에어컨을 덜 사용하면서 더워지는 여름에 적응해야 한다. 집을 더 서늘하게 짓거나 시원한 옷을 입는 등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며 날씨가 더워지면 당장 에어컨 온도를 낮추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문득 올 여름 더위가 먼 미래까지 이어진다는 상상을 하자 두려움이 앞섰다. 혹 이 더위가 29일에서 60일로 증가된다면 혹은 100일로 늘어난다면 하는 막무가내 생각이 일자 기후변화를 위한 대응에 참여하는 것은 의무라 받아들여졌다.출처: 기후변화 이야기 (이유진 저)


김호정 기자  hoj700@newsmkorea.co.kr
<저작권자 © newsmkore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호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3길 48, 1009호 (구로동, 대륭포스트타워7차)  |  대표전화 : 1544-0260  |  팩스 : 02-4603-0179
등록번호 : 서울 아 03723  |  발행인·편집인 : 김범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범준
Copyright © 2017 newsmkorea.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