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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 20대 국회에서 가능한가정세균 국회의장
김호정 기자 | 승인2016.08.05 13:39

정세균 국회의장이 제20대 전반기 국회의장 수락연설에서 ‘개헌’을 화두로 던졌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7월 16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장은 “내가 여당 대표였던 2007년부터 거의 10년간 개헌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며 그냥 논의만 계속할 것이 아니라 매듭지을 때도 된 것 아닌가”라고 의지를 보였다.

‘개헌’을 화두로 던진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법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졸업 후 쌍용그룹에 입사해 수출업무를 맡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당시 김대중 총재의 제안을 받고 그의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996년 자신의 고향에서 제 15대에서 18대까지 4선에 성공한 뒤 19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뛰어들어 5선에 성공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던 오세훈 후보와 맞붙어 승리를 거머쥐면서 지난 6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장으로 선출됐다. 

정 의장은 통합민주당 창당 전인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의장으로 활동했고 2008년 7월 통합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허나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하면서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낸 뒤 원외로 활동하던 중 제5회 지방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회에 입성했으나 당해 8월 7.28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이번 국회의장 후보에는 선출된 정세균 국회의장 외에 문희상, 박병석, 이석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1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정 의장이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은 사전에 3당이 합의한대로 선거 승리를 이끈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국회부의장을 맡기로 합의 한대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필두로 각 당에서 선출된 부의장 심재철(새누리당. 5선 경기 안양 동안구을) 박주선(국민의당. 4선 광주 동구남구을) 의원으로 구성됐다.

정세균 의장은 6선이라는 정치공력과 더불어 
조용하고 강인한 정치인으로 불려지고 있다. 

그런 연유인지 매년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 200여명의 기자들의 설문조사에 참여해 선정하는 백봉신사상을 7번이나 탔다. 백봉신사상은 가장 신사적 언행과 리더십, 모범적 의정활동을 한 국회의원에게 주는 상이다. 독립운동가이자 광복 후 제헌의원 등 4선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백봉(白峰) 나용균 선생을 기려 1999년 제정된 상이다. 신사적인 면모에 그의 정치 공력을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은 그간의 선거전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2012년 제 19대와 이번 20대가 그렇다. 19대 선거에서 쉽게 당선될 수 있는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정치 1번지라는 명칭이 붙은 종로에 출마했다. 종로구는 역대 대통령만 3명(윤보선, 노무현, 이명박)이나 배출한 곳인데다 여권에서 힘을 발휘하던 지역구로 야당에게는 험지로 속한 곳이었다. 18대 국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했다가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게 패해 당내에서도 우려하는 이가 많았다. 종로구로 출마했던 19대 당시 경쟁후보였던 새누리당 홍사덕 의원은 6선으로 인지도가 높은 후보였지만 5천표 이상의 차이로 이기면서 주목을 받고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올 20대 선거에서 또한 대권주자였던 오세훈 후보를 누르고 6선을 달성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이른바 한보사태에서 전문경영인 이모씨가 한 발언이다. 1997년 한보사태 특별 청문회 당시 전문경영인 이모씨는 유력 정치인들에게 불법자금을 다 건냈지만 유일하게 안받은 인물이 ‘정세균’ 의장이었다는 것. 당시의 일을 돌이켜 볼 때 정 의장은 초선이었기 때문이기 보다 쌍용그룹 근무 당시 한보 그룹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과 금전적 욕심이 많지 않다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오랜 의원 생활에도 불구하고 소탈하고 주변인들과 무난한 대인관계를 해온 정 의장의 이름인 세균의 의미는 ‘세상을 균형있게 만들라’는 뜻이라 한다. 하지만 정 의장 스스로는 이보다 일명 ‘세균맨’이나 최근 20~30대층에서 만들어준’ 균블리(정세균+러블리)를 SNS 활동에서 즐겨 쓴다고 한다. 더민주당의 대권주자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대권보다는 국회의장직을 선택한 것에 대해 그간 관례적으로 여겨왔던 즉 국회의장을 지낸 국회의원은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은퇴하는 것으로 볼 때 정 의장 또한 향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냐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장직 수락연설이나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 그리고 제헌절 축사 등에서 ‘개헌’을 화두로 던지며 개헌의 시기와 더불어 방법까지 제시를 하고 있다.

[제헌절 경축사 중 개헌 부분만 발췌]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의 숭고한 희생의 산물로 탄생하였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대통령 직선제와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헌법에 담는 역사적인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현행 헌법은‘철 지난 옷’처럼 
사회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은 
시대적 상황에 맞게 다듬고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최고규범으로서의 권위와 
실질적 효용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헌법질서를 통해
낡은 국가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충분히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여야 지도부가 국가개조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늦어도 70주년 제헌절 이전에는
새로운 헌법이 공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출처] 정세균 국회의장, 제68주년 제헌절 경축사 中 일부

정 의장은 “최고 규범인 헌법은 시대적 상황에 맞게 다듬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개헌을 강조했다. 
정 의장을 필두로 여야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개헌에 대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20대 국회가 문을 열면서 개헌이 정치권 최대 화두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다. 정 의장은 20대 국회 개원식에서는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그 목표는 국민통합과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정의장의 제헌절 경축사에서도 거론된 것처럼 1987년 헌법이 개정되어 현행 헌법이 시행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다. 개헌은 그간 다양한 방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종교를 이유로 경제 혹은 국가보안법을 거론하면서 헌법의 영토조항 등 다양한 이슈로 헌법 개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1948년 헌법을 제정한 이후 9차례의 개헌을 했다. 일본의 경우 아베 신조 내각이 주도하는 규정 9조에 대한 개헌 논의가 집중되고 있는 터이지만 1947년부터 헌법이 제정된 이래 한 번도 개정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경우 꽤나 시대에 맞추어 개헌을 해온 것이다. 미국 또한 헌법을 개정하는 경우라기 보다 처음 건국할 때의 헌법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수정헌법(Ratified amendments)이라고 하는 조항을 계속 추가한다. 1787년 헌법이 제정된 이래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금까지 27개조의 개정이 이뤄졌으며 이루어진 개정 또한 1791년 10개조의 개정이 이루어진 것을 제외하면 1개조씩, 개헌에 필요한 주(州)의 동의를 얻기 위해 수년에 걸쳐 논의를 한 끝에 개정이 이루어진 것과도 대조적이라는 의견이다.

과거의 우리 역사 속 개헌은 대체로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한 것이거나 대통령의 독재권력에 대한 국민의 저항 결과로 또는 쿠데타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1952년의 제1차개헌, 1954년의 제2차개헌, 1969년의 제6차개헌, 1972년의 제7차개헌이 집권연장을 위한 경우였다면 1960년의 제3차개헌, 1987년의 제9차개헌은 독재권력에 대한 국민적 저항의 결과였으며 1962년의 제5차개헌, 1972년의 제7차개헌, 1980년의 제8차개헌은 쿠데타에 의한 개헌이었다.

1987년 민주개헌 당시 단임제를 택한 이유는 중임을 허용하면 벌어질 폐단인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중임이 가능한 미국의 경우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동안 첫 번째 임기보다 더 잘했던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을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4년연임제를 주장하는 이들은 5년단임제에 비하여 대통령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갖게 되고 정당정치를 비롯해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 재임 말기의 레임덕을 완화할 수 있고 더욱이 장기적 안목에서의 정책결정 및 집행을 할 수 있어 국정수행의 안정성・효율성을 갖는다는 의견이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4년연임제는 장기독재 재현 가능성과 함께 선심정책 남발로 인한 정부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 참여에 따른 선거운동의 가열 및 관권선거가 문제 될 수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4년중임제 외에도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이원집정부제란 분권형 대통령제로 통치권력인 대통령이 국방, 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고 국회에서 배출하는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이분화 된 제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후보인물로 등장한 이유도 이런 배경을 무시할 수 없다. 만일 친박계가 총리를 차지하면 권력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 홍문종 의원, 헌법학자 출신의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도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한다. 정계에서 새누리당 내 친박은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헌을 이야기 해야 하며 야당 주도로 개헌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을 내심 환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의원내각제의 경우 국민들은 군부독재와 유신 헌법 등에 반발해 6.10 민주화 운동을 통해 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시행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국민적 정서를 기반으로 의원내각제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커 과연 선택이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달 7월 19일 연합뉴스가 국회의원 3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현행 헌법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50명(83.3%)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이번 조사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을 화두로 던지고 여야를 초월한 개헌 추진모임이 다시 결성될 움직임을 보이고 어느 때보다도 개헌 공론화가 적극 이뤄지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조사된 결과에 의하면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개헌 찬성의원 중 46.8%(117명)는 ‘대통령 4년중임제’를, ‘이원집정부제’와 같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택한 의원은 24.4%(61명), ‘의원내각제’를 고른 의원은 14.0%(35명)로 나타났다. 또한 세부적으로 각 의원들의 개별적 의사로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그리고 더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은 이원집정부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더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4년중임제를 찬성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먼저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다. 개헌을 포함해 87년체제를 어떻게 진전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만을 전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과거부터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 시기에 대해 20대 국회 전반기를 언급하나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허나 국민이 개헌의 필요성을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헌법학자이기도 한 정종섭 의원은 과거 한 월간지에서 헌법개정은 기존 법률의 변경으로 해결할 수 없거나 현행 헌법의 해석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하여 행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것이나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는 것은 헌법의 해석으로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헌법의 개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처해 있는 국가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국회법, 정부조직법, 법원조직법 등을 개정하여 시스템을 개혁할 수 있으면 헌법 개정이 필요 없다는 의견과 함께 법률적 수준에서 개선하는 것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반드시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지 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금 정치권의 개헌 주장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여전히 필요한지 의문이다.


김호정 기자  hoj700@newsm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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